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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작가 오르한 파묵 “대통령에 분노한 한국인들, 원하는 것 얻기를” – 오늘의핫이슈TV

노벨상 작가 오르한 파묵 “대통령에 분노한 한국인들, 원하는 것 얻기를” 1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저는 스물 두 살까지 건축가 집안에서 화가가 되려고 하는 마음으로 자랐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제 마음속에는 저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화가가 살고 있습니다.”

16일 민음사에서 그림 에세이 ‘먼 산의 기억’을 출간한 2006년 노벨문학상 작가 오르한 파묵(72)이 한국 기자들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그림일기’는 각별한 의미가 담겼다”며 이렇게 전했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외로움의 연장입니다. 여기에는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면도 있고 기발한 것을 생각했는데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한 한 방편이기도 합니다. 일기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야 쓸 수 있으니, 모든 사람에게 일기를 쓰라고 권유하고 싶어요.”

┼ “아침 6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너무나 멋졌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풍경, 짙푸른 산과 암석들을 보며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던지!” ┼건축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파묵은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작은 아버지 모두 이스탄불 공과대학을 나와 가족들은 제가 그 학과에 진학하기를 바랐다”며 “건축가이기도 하고 화가이기도 한 르코르뷔지에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오르한 파묵은 튀르키예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많은 소설이 6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도 꾸준히 장편 소설을 발표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50대 중반을 넘은 2008년, 그는 충동적으로 상점에 들어가 두려움과 즐거움을 품고 연필과 붓을 잔뜩 산 다음 작은 화첩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몰스킨 공책에 매일 한 면 이상 글과 그림을 기록했다.


“나는 이 공책에 모든 것을 작게 작게 적는다. 마치 세상을 이 안에 숨기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내가 살 수 없는 삶을 이 페이지에서 살려고 하는 것 같다.”

‘먼 산의 기억’은 파묵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며 겪은 일부터 가족에 관한 일화, 글 쓰는 과정, 고국 튀르키예와의 복잡한 관계, 자기 작품 속 등장인물과 줄거리에 영감을 준 이야기를 담아냈다. 2009년부터 몰스킨 노트를 주머니에 휴대하며 매일 한 면 이상 글과 그림을 기록한 내용이 포함됐다.

파묵은 “수첩은 곧 제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글을 쓰는 책상이자, 그림을 그리는 책상”이라며 “항상 그 수첩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했다.

┼ “내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은 글쓰기다. 이와 같은 열정으로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면 다른 사람이 되었으리란 걸 이제 깨달았다.”(32쪽)

제3세계인이며 서구에 사는 작가들은 제 나라, 국민, 일상 문화를 비판해야 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렵다. 나는 아미타브를 좋아하고, 과격한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 (172쪽)

“이 공책은 나에게 끊임없이 쓸 수 있는, 살면서 느꼈던 모든 것에 대해 글을 쓰는-나는 그러고 싶다-행복을 선사한다.”(193쪽) ┼14년간 기록한 일기에는 튀르키예 대통령이 자신을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해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게 한 내용도 포함됐지만 파묵은 출간에 주저함이 없었다고 했다.

“그 결과 거리를 나설 때면 경호원을 대동해야 한다”면서 “튀르키예 대통령은 많은 작가를 감옥에 넣었는데, 아마도 노벨 문학상이 저를 보호해 주는 것도 같다”고 전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들었다는 파묵은 “지금 한국에서는 국민의 75%가 대통령에게 화를 내고 있는데 제가 한국에 있었다면 이 상황을 노트에 적겠죠”라면서 “한국인들 75%의 바람에 존경을 표한다. 한국인들이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소설 ‘첫사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6개월 쓰고 멈췄다 다시 다듬길 반복 중”이라면서 한국 독자들에 ‘일기 쓰기’를 조언했다.
┼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자기 자신을 믿기 바랍니다. 공책과 홀로 남으세요.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말고 부끄럽더라도 계속 쓰십시오. 자신만의 언어를 발전시키고, 또 다른 나와 말을 할 때는 그렇게 발전시킨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십시오. 그렇게 되면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216_0002998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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