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1942년 9월 여름, 전쟁이 한창 중인 런던에서 부인 스텔라는 남편과 사별한 뒤 불안정하게 거주지를 옮겨 다닌다.

그는 약 2년 전부터 됭케르크에서 돌아온 군인 로버트와 연인 관계를 맺고 있다.

어느 날 영국의 정보 요원 해리슨은 스텔라의 집을 방문해 로버트가 독일 스파이로 의심받고 있다고 전한다.

해리슨은 침묵의 대가로 스텔라와의 만남을 요구하고 서서히 스텔라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20세기 영국 문학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엘리자베스 보엔의 대표 소설 ‘한낮의 열기’가 출간됐다.

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과 스파이로 의심받는 연인, 이들을 추적하는 정보 요원 등 세 인물 간의 긴장감 흐르는 관계를 그려냈다.

보엔은 언어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 사물과 풍경을 해부하는 문체, 격동적인 시대 속 여성의 삶과 심리를 작품에 녹여냈다.

또 그는 1958년 노벨 문학상 후보, 1970년 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1972년 부커상 심사 위원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해 (중략) 모든 것이 달처럼 죽어 있는 세상에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 당신 안에는 다른 모든 곳에서 꺼져 버린 불꽃이 타오르고 있을지도 몰라. 그게 아니면 내가 왜 당신을 사랑했겠어? 당신은 사랑을 통해 내게 불을 붙였어.”(4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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