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 서울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초년생 30대 A씨는 요즘 매일같이 도시락을 싼다. 식사를 최대한 빨리 마치기 위해서다.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에 맞춰 휴게실로 들어간다. 도시락을 비우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에서 20분 사이. 이후 3분 안에 양치질을 끝내고 바로 책상 컴퓨터 앞에 앉는다. 준비 중인 프로젝트로 쉴 틈이 없다. 업무지시와 고객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식사를 소화시킬 틈도 없이 키보드 자판을 두들기다 쳐다본 시계는 12시50분을 가리키고 있다. 점심 종료 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10분. 이렇게 A씨의 점심시간은 휴식 없이 흘러갔다.
일반적인 사무직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은 보통 오후 12시부터 1시다. 서류나 공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인 ‘룰’이 됐다. 이때를 이용해 은행 업무, 산책, 공부 등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이 많으나, 동시에 점심시간에도 업무에 손을 뗄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점심시간은 오로지 개인 만을 위해 누릴 수 있는 자유로운 휴식시간이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으로 보장돼 있다.
근로기준법 제54조는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통상적으로 여기서 말하는 ‘휴게시간’은 점심시간을 일컫는다. 즉, 근로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최소 1시간의 자유로운 휴식을 누릴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휴게시간을 두고 “사용자의 지휘 및 감독에서 벗어나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법원도 휴게시간 중 실질적인 지휘·감독이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지휘, 감독이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A씨 사례로 돌아가보자. A씨는 점심시간 중 10분 동안 밥을 먹었고 40분간 상사의 업무지시를 받아 회사 프로젝트 준비를 했다. 지휘 및 감독이 있었던 셈이다. 물론 40분 내내 일을 한 것은 아니나 상사의 지시나 고객의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도 존재했다.
이를 근로기준법에서는 ‘대기시간’이라고 부른다. 근로기준법 제50조는 근로시간을 산정할 때 작업을 위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다.
따라서 A씨는 점심시간 중 업무를 한 ’40분’과 관련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고 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휴게시간은 원칙적으로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으나, A씨 사례는 예외가 된다.
만약 회사 측에서 A씨에게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이는 법정 휴게시간인 ‘최소 1시간’을 어긴 것이 된다. 근로자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거나 법정 기준보다 적게 부여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판례도 존재한다. 대법원은 2021년 아파트 경비원이 식사시간 중 돌발성 민원, 근무 상황 보고 등을 하며 지휘·감독 하에 놓여있었다는 이유로 이 같은 휴게시간은 근무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근로자가 자유롭게 휴식시간을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자발적’으로 일을 했을 경우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고용부는 회사에서 휴게시간을 부여했고 일을 하라고 강제한 적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일한 경우, “근로 시간에 포함할 수 없고,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 회사가 A씨와 합의해 40분 일찍 퇴근시켜주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및 점심시간은 근무시간 안에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퇴근하고 밥 먹어라” 등도 부적절하다. 휴게시간을 적게 주거나 부여하지 않는 식의 합의는 위법이라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일반적인 사무직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은 보통 오후 12시부터 1시다. 서류나 공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인 ‘룰’이 됐다. 이때를 이용해 은행 업무, 산책, 공부 등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이 많으나, 동시에 점심시간에도 업무에 손을 뗄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점심시간은 오로지 개인 만을 위해 누릴 수 있는 자유로운 휴식시간이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으로 보장돼 있다.
근로기준법 제54조는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통상적으로 여기서 말하는 ‘휴게시간’은 점심시간을 일컫는다. 즉, 근로자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최소 1시간의 자유로운 휴식을 누릴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휴게시간을 두고 “사용자의 지휘 및 감독에서 벗어나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법원도 휴게시간 중 실질적인 지휘·감독이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지휘, 감독이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A씨 사례로 돌아가보자. A씨는 점심시간 중 10분 동안 밥을 먹었고 40분간 상사의 업무지시를 받아 회사 프로젝트 준비를 했다. 지휘 및 감독이 있었던 셈이다. 물론 40분 내내 일을 한 것은 아니나 상사의 지시나 고객의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도 존재했다.
이를 근로기준법에서는 ‘대기시간’이라고 부른다. 근로기준법 제50조는 근로시간을 산정할 때 작업을 위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다.
따라서 A씨는 점심시간 중 업무를 한 ’40분’과 관련해 근로시간으로 인정받고 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휴게시간은 원칙적으로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으나, A씨 사례는 예외가 된다.
만약 회사 측에서 A씨에게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이는 법정 휴게시간인 ‘최소 1시간’을 어긴 것이 된다. 근로자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거나 법정 기준보다 적게 부여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판례도 존재한다. 대법원은 2021년 아파트 경비원이 식사시간 중 돌발성 민원, 근무 상황 보고 등을 하며 지휘·감독 하에 놓여있었다는 이유로 이 같은 휴게시간은 근무시간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근로자가 자유롭게 휴식시간을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자발적’으로 일을 했을 경우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고용부는 회사에서 휴게시간을 부여했고 일을 하라고 강제한 적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일한 경우, “근로 시간에 포함할 수 없고,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또 회사가 A씨와 합의해 40분 일찍 퇴근시켜주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 및 점심시간은 근무시간 안에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퇴근하고 밥 먹어라” 등도 부적절하다. 휴게시간을 적게 주거나 부여하지 않는 식의 합의는 위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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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816_0002852283